시에라리온,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비극과 프리타운.

시에라리온(Sierra Leone)은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나라로, 대서양과 접해 있으며, 동쪽으로는 라이베리아, 북쪽으로는 기니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이 나라는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자원으로 유명하지만,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비극적인 역사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에라리온의 국명 유래, 지리적 위치,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역사, 그리고 그와 관련된 문화적 요소들을 다뤄보겠습니다.

 

시에라리온의 국명(국호) 유래와 지리적 위치

시에라리온이라는 국명은 스페인어로 '사자의 산'을 의미합니다. ('시에라'='산'/'리온'='사자')
이 이름의 시작은 1462년 포르투갈 탐험가 페드로 다 신트라가 이 지역의 산맥을 보고 'Serra Leoa'라고 명명한 것이 시초입니다. 이후 이 이름은 영어화되어 시에라리온이 되었습니다. 

시에라리온의 위치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대한민국과의 거리를 보여드립니다.
아래 사진을 참고해 주세요.

 

대한민국과 시에라리온의 거리를 보여드리기 위한 사진입니다. '기니' 옆 빨간 원형으로 보이는 것이 시에라리온 입니다.

 

기니 옆에 위치하고 있는 시에라리온, 위성 지도입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내전의 씨앗

시에라리온은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다이아몬드 매장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 다이아몬드는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되었습니다. 1991년부터 2002년까지 시에라리온은 잔혹한 내전에 휘말렸고,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통제권 다툼이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반군 단체인 시에라리온 혁명연합(RUF)은 다이아몬드 채굴 지역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무기를 구입하고 군사력을 강화했습니다. 이들은 다이아몬드를 불법적으로 채굴하고 판매하여 수익을 얻었고, 이를 통해 무기와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민간인들이 학살당하고, 아동을 포함, 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채굴 노역에 동원되었으며, 심각한 인권 침해가 발생했습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다룬 대표적인 영화

아름다운 보석이 아닌 삶의 저주가 되어버린 다이아몬드, 이러한 시에라리온의 비극적인 역사는 여러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는 2006년에 개봉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입니다. 다이아몬드 밀수업자와 현지 어부가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찾으려는 여정을 그리며, 시에라리온 내전의 잔혹함과 다이아몬드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합니다. 믿고 보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자이먼 혼수의 강렬한 연기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블러드 다이아몬드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감명 깊게 본 영화 중 하나입니다.

국제사회의 반응과 대처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1990년대 후반, 블러드 다이아몬드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큰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2000년에는 유엔이 시에라리온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시행했고, 2003년에는 '킴벌리 프로세스'가 도입되었습니다. 킴벌리 프로세스 인증 체계(KPCS)는 다이아몬드의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국제 인증 제도로,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유통을 차단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때부터 대한민국을 포함한 당시 75개국 회원국들은 다이아몬드의 원산지 등을 정확하게 명기한 증명서를 원석에 첨부해야 했으며 회원국 간의 협의를 통해서 일부 국가의 거래를 중단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습니다.

 

프리타운: 자유의 도시

 

프리타운(Freetown)은 시에라리온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로,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1787년 영국의 노예 폐지론자들이 자유를 찾은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영국인 노예들을 정착시키기 위해 설립한 곳입니다. 프리타운이라는 이름은 "자유의 도시"를 의미하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반영된 것입니다.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역사적 배경

프리타운의 역사는 노예제 폐지 운동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1787년, 영국의 노예 폐지론자들은 미국 독립 전쟁에서 영국 편에 섰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노예들에게 자유를 약속하며 이들을 시에라리온으로 이주시켰습니다. 이들은 프리타운의 첫 주민이 되었으며, 이후에도 많은 해방된 노예들이 이곳으로 이주했습니다. 특히, 1792년에는 노바스코샤에서 약 1200명의 자유 흑인들이 도착하면서 도시가 크게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리타운의 지리와 경제

프리타운은 시에라리온의 서부 해안에 위치해 있으며, 항구 도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시에라리온의 경제 중심지로, 다양한 상업 활동과 무역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주요 산업으로는 어업, 농업, 제조업 등이 있으며, 특히 프리타운 항구는 서아프리카에서 중요한 무역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문화와 교육

프리타운은 시에라리온의 문화적 중심지로, 다양한 문화 행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이 도시는 또한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이 있어, 시에라리온의 교육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특히 포라 베이 칼리지(Fourah Bay College)는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1827년에 설립되었습니다. 포라 베이 칼리지는 시에라리온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에서 많은 학생들이 모여드는 교육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의 프리타운

오늘날 프리타운은 다양한 문화적, 종교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다문화 도시입니다. 도시의 인구는 약 100만 명으로 추정되며,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혼합된 독특한 도시 문화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에라리온 내전(1991-2002)의 상처를 딛고 재건 중인 도시로, 내전 당시 많은 피해를 입었으나 국제 사회의 지원과 자체적인 노력으로, 도시의 인프라와 주택, 공공시설 등이 크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관광과 명소

프리타운에는 많은 역사적 명소와 관광지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코튼 트리(Cotton Tree)입니다. 이 나무는 18세기말에 해방된 노예들이 프리타운에 도착했을 때 처음으로 기도했던 장소로, 시에라리온의 자유와 해방을 상징하는 중요한 유적지입니다. 또한 시내 곳곳에는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들이 남아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프리타운의 아름다운 해변들도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입니다. 럼리 비치(Lumley Beach)와 같은 해변은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여가를 즐기는 인기 관광지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자연경관과 야생 동물 보호구역이 있어 자연 애호가들에게도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마치면서

시에라리온은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인해 큰 비극을 겪었지만, 이제는 평화와 재건을 향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과거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이 나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다이아몬드, 석유, 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나라도 있지만 자원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는 나라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자원이 풍부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원 대신 수많은 문화와 교육, 인적자원으로 우뚝 선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풍부한 자원이 누군가에게는 비극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